싫어하는 사람과 식사
살면서 하기 싫고 피하고 싶은 일, 순간들이 많긴한데 그중 하나가 바로 싫어하는 사람과 식사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정확하게는 싫어하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의 식사라고 해둘까. 회사다닐때 입사 첫날부터 뭔가 아니다 하는 사람이 있었다. 뭔가 이사람과는 친하게 지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싫어하는 사이였다. 사무실에서 내근 하는 날에 그사람도 내근을 하면 밥을 같이 먹어야 했다.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과 식사하는것은 나에게 고역이었다.
메뉴 선택은 둘째 치고 밥먹는 동안 어디로 넘어가는 지도 모르게 음식물을 쑤셔 넣는다. 아,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같이 식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정말 중요하구나 싶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음식을 조리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김치찌개를 먹으러 갔던 날이었던 것 같다. 인원은 세명이었고 김치찌개에 넣을 라면사리 1개를 주문했다. 나는 라면 1개를 그대로 찌개에 넣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이렇게 넣으면 세명이서 먹기 힘들다고 했다. 라면사리를 부수지 않고 그냥 넣으면 나중에 젓가락으로 건져먹을 때 다 딸려온다나 뭐라나 그랬다.
다른 곳에서는 라면사리 1개 그냥 넣어도 별말없던데, 순간 내가 센스가 없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센스가 없었다 하더라도 다른사람들은 그냥 먹었을 것 같은데 어쨌든 그는 지적을 했다. 그리고 식사를 하는동안 말도 섞기 싫으니 뭔가 고요한 식사시간이 된다. 다른사람이 말하면 이사람이 없었으면 공감하고 나도 말하고 그랬을텐데 이 사람이 있을때는 그냥 말도 하기 싫어진다. 참으로 싫어하는 사람과 식사는 고역이다.